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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끝자락, 장항에서 부안까지의 여정

2025-물빛훈장의 여행

by 물빛훈장 2025. 9. 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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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끝자락, 장항에서 부안까지의 여정

촬영일자 : 202592

촬영장소 : 장항송림, 변산마실길 2코스, 채석강.

 

늦여름의 열기가 가시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무렵,

마음을 다잡고 새벽길을 나섰다. 맥문동 축제가 끝난 한적한 장항에서 시작해

변산반도의 아름다운 해안길을 거쳐 격포의

장엄한 일몰로 마무리한, 잊지 못할 하루의 기록이다.

 

보랏빛 융단이 깔린 숲, 장항 송림욕장

 

맥문동 축제는 끝났지만, 그 여운은 숲속 깊이 남아있었다.

장항 송림산림욕장에 들어서자,

소나무 숲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보랏빛 맥문동이

마치 꿈속 풍경처럼 반겨주었다.

화려한 축제의 소란스러움 대신,

고요한 숲속에서 마주한 보랏빛 물결은

더욱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흙길을 따라 걸으며 코끝을 스치는

솔향기와 은은한 꽃향기에 취해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숲을 빠져나오니 드넓은 서천 갯벌이 눈앞에 펼쳐졌다.

물이 빠져나간 광활한 갯벌 위에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자연의 거대함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움이 꽃으로 피어나다, 변산마실길 2코스

 

여정은 부안으로 이어졌다.

아름다운 해안 트레킹 코스로 이름난 변산마실길,

그중에서도 2코스는 특별한 풍경을 선물해 주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을 따라 노란 상사화가 만개해 있었다.

잎이 있을 땐 꽃이 없고, 꽃이 필 땐 잎이 없어

평생 만날 수 없다는 애틋한 이름처럼,

상사화는 바다를 향한 그리움인 양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꽃길을 걷는 경험은

일상에 지친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다.

길 위에서 만난 다른 여행객들의 얼굴에도 여유와 행복이 가득했다.

수만 권의 책이 쌓인 절벽, 격포 채석강

 

변산마실길 끝에서 만난 격포 채석강은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예술 작품이었다.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이 깎아 만든 퇴적암층은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듯한 모습으로,

그 웅장함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물때를 맞춰 드러난 바위 위를 걸으며

태고의 신비를 온몸으로 느꼈다.

바위틈에 고인 물웅덩이에는 파란 하늘과 내 모습이 함께 비쳤다.

잠시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는 듯한

강태공의 모습에서 평화로운 여유를 느껴본다.

황홀한 마무리, 격포의 일몰

 

하루의 여정은 태왕 리조트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함께 마무리한다.

서해의 수평선 너머로 붉게 타오르며

가라앉는 태양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온 세상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며

하루의 끝을 알리는 태양을 바라보며,

오늘 걸었던 길과 마주했던 풍경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 본다.

새벽을 열어 시작된 하루가 이토록

아름다운 빛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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